들어가며
러닝을 시작하고 기록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케이던스(Cadence)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만 발목과 무릎 부상을 연달아 겪으면서 달리는 방법 자체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이 접했던 이야기가 바로 “케이던스를 180 정도로 높여라”였습니다.
제 경우에는 꽤 괜찮았습니다. 케이던스를 높이니 자연스럽게 보폭이 조금 짧아졌고, 이전처럼 앞으로 크게 뻗으며 달릴 때보다 착지할 때 관절에 전달되는 부담도 덜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해졌습니다. 180이라는 숫자가 정말 모든 러너에게 좋은 기준일까요? 찾아보니 답은 조금 달랐습니다.
케이던스란?
케이던스는 1분 동안 발을 내딛는 횟수입니다. 보통 spm(steps per minute)이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에 평균 케이던스가 170spm으로 표시됐다면 1분 동안 양발을 합쳐 약 170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입니다. 케이던스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보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속도로 달린다고 가정하면 케이던스를 높였을 때 한 걸음에 이동하는 거리는 자연스럽게 짧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케이던스와 부상의 관계
제가 러닝 부상을 겪은 뒤 가장 신경 썼던 부분도 보폭이었습니다. 케이던스를 180으로 맞추니 발을 조금 덜 뻗고 더 자주 내딛는 형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같은 속도로 달리면서 발을 더 자주 내딛으니 자연스럽게 보폭이 짧아졌고, 발을 앞으로 크게 뻗어 ‘쾅쾅’ 착지하는 느낌도 줄었습니다. 이런 느낌은 단순한 기분만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에서도 케이던스를 일정 수준 높이면 보폭이 감소하고 무릎의 일부 역학적 부하가 줄어드는 변화가 관찰됩니다.
다만 케이던스를 적절히 높이는 것이 특정 과사용 부상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러닝 부상 전체가 감소한다는 것은 아직 같은 수준으로 입증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러닝 부상에는 훈련량, 강도, 회복, 과거 부상, 신체 조건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케이던스를 ‘부상을 막아주는 숫자’라기보다, 과도한 보폭과 착지 부하를 조절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보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180보다 중요한 건 내 케이던스를 아는 것
다만 180이라는 숫자 자체가 정답은 아닙니다. 현재 연구를 기준으로 보면 모든 사람이 180spm에 맞추기보다 자신이 평소 편하게 달릴 때의 케이던스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약 5~10% 정도 높여보는 접근이 더 합리적입니다.
박자를 맞추는 게 어렵다면 유튜브에서 원하는 BPM의 메트로놈이나 음악을 틀어놓고 한 박자에 한 걸음씩 맞춰보는 방법도 꽤 편했습니다. 저도 실제로 유튜브에서 180BPM 영상을 틀어놓고 박자에 맞춰 뛰고 있습니다.
초보 러너라면 케이던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러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180spm이라는 숫자를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편하게 달릴 때의 케이던스를 확인한 뒤, 보폭이 너무 크거나 착지가 무겁다고 느껴진다면 기존보다 5~10% 정도 높여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 케이던스를 접했을 때는 180이라는 숫자만 눈에 들어왔습니다만, 직접 바꿔보고 자료도 찾아보니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180spm으로 달리게 된 것보다 제 보폭과 착지를 의식하게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러닝을 처음 시작하면 페이스와 거리에는 관심이 많아도 내가 한 걸음에 얼마나 크게 뛰고 있는지, 어떤 리듬으로 발을 내딛고 있는지는 잘 보지 않게 됩니다. 기록부터 올리기보다는 편하게 달릴 수 있는 강도에서 현재 케이던스를 확인하고, 보폭이 지나치게 크다면 조금씩 리듬을 높여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