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OUT] 러닝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2가지|발목 다음에 무릎까지 다친 후 쓰는 후기와 해결책

들어가며

💡 오늘의 핵심 요약

  • 뼈와 힘줄보다 심폐 능력이 먼저 성장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거리 욕심을 냈다가 발목을 다쳤습니다.
  • 발목이 회복된 뒤 거리 적응을 마치자 곧바로 페이스까지 욕심냈다가 이번에는 무릎을 다쳤습니다.
  • 러닝은 빨리 잘 뛰는 사람보다 오래 쉬지 않고 꾸준히 달리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운동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처음 러닝을 시작한 이유는 다이어트였습니다. 퇴근 후 가볍게 뛰면서 체력을 기르고 싶었고, 기록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러닝을 계속하다 보니 그 묘하게 멍때리면서 머리를 비우는 시간이 즐거워졌고, 페이스니 케이던스니 용어가 눈에 들어오니 러닝 초보임에도 조금씩 기록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6분 30초 페이스로 2~3km만 뛰어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 7~8km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금방 늘었네.’하고 생각한 그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가 문제였습니다. 몸이 준비된 것이 아니라, 몸이 준비됐다고 착각했던 것이었습니다. 러닝을 시작한지 4개월, 제가 착각한 것들을 러닝 초보자 입장에서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수 ① 숨이 안찬다고 거리를 빠르게 늘린 것

처음에는 단순히 조금씩 거리를 늘렸을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Km, 5Km, 7Km… 숨도 덜 차고 기록도 빠르게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좋아진 것은 심폐 능력이었지, 몸 전체는 아니었습니다. 러닝을 시작하면 심폐 능력은 비교적 빠르게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육, 힘줄, 인대, 뼈는 훨씬 천천히 적응합니다. 그래서 숨은 괜찮은데 발목이나 무릎이 먼저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초보자들에게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몸의 적응 속도는 모두 다르며, 보통 아래 순서로 적응한다고 합니다.

신체 조직초보가 체감하는 변화
❤️ 심폐 능력숨이 덜 차고 거리가 쉽게 늘어남
💪 근육다리에 힘이 붙는 느낌
🦵 힘줄·인대반복 충격에 적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
🦴 뼈장기간 충격에 천천히 적응

핵심은 ‘인대와 힘줄보다 심폐가 먼저 좋아진다’는 점입니다. 심박이 안정되어 몸 전체가 준비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힘줄·인대·뼈는 아직 적응 중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낮은 심박수로 천천히 뛰어야 자주 뛸 수 있고, 안정적으로 강도를 높여갈 수 있게 초보 때는 저강도 러닝의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저는 거의 한두달만에 2Km에서 8Km까지 거리를 늘려나갔고, 결국 발목 힘줄에 염증이 생겼습니다. (비골근건염)

실수 ② 몸이 괜찮다고 거리와 속도를 동시 올리는 것

2주를 쉬고 복귀한 뒤 다시 한달 정도 달렸습니다. 발목을 다치기 전 뛰던 거리인 7~8km가 무리 없이 뛰어지자 거리 적응은 끝났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페이스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몸의 입장에서는 복귀한 거리만으로도 이미 부하가 올라간 상태였고, 여기에 속도까지 더한 셈이었습니다. 5분대의 페이스로 일정 거리를 달리고 나자, 이번에는 무릎이 아팠습니다. 복귀 초기에는 기록을 회복하는 시기가 아니라 몸을 다시 적응시키는 시기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두 번의 부상을 겪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점입니다. 거리를 늘리고 싶다면 페이스는 유지해야 했고, 페이스를 올리고 싶다면 거리는 줄였어야 했습니다. 둘 모두를 한번에 욕심 내던 저는 몸보다 마음이 더 빨리 달리고 있었던 셈이며, 헬스하던 때처럼 나름대로 점진적 과부하를 건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급진적 과부하였던 것입니다. 사실 웨이트는 어지간하면 본인의 몸무게 이상의 충격을 한 부위에 계속해서 주지 않는데, 러닝은 몸무게 수준의 충격을 몇십분 동안 연속해서 한 관절 (발목, 무릎)에 때려박는 운동이었던 것입니다.

초보 때는 어떻게 러닝 강도를 높여야 할까?

발목과 무릎을 차례로 다치고 나서 가장 많이 찾아본 내용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느 정도씩 늘려야 안전한 걸까?’ 사람마다 정답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두 번의 부상을 겪고 내린 결론은 거리와 페이스를 한 번에 하나만 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거리를 늘리는 주에는 평소 페이스를 유지하고, 페이스를 높이고 싶은 날에는 전체 거리를 줄이는 식입니다. 한 번 잘 뛰어졌다고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운동량을 여러 번 무리 없이 소화한 뒤 조금씩 강도를 높이는 편이 훨씬 안전했습니다.

무릎 부상 회복 후 러닝을 다시 시작하면 저는 다시 3~4km 정도로 거리를 돌아가서, 숨이 차지 않는 속도로 몸이 충격에 익숙해질 시간을 충분히 줄 것 같습니다. 기록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다시 러닝에 적응시키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후 거리를 조금씩 늘리되 5km가 편하게 느껴졌다고 바로 7~8km로 뛰는 것이 아니라, 5km를 4~5회 정도 무리 없이 소화한 뒤 6km 정도로 조금만 늘려볼 것 같습니다. 페이스를 높여보고 싶은 날에는 거리를 줄일 것 같습니다. 평소 7km를 달렸다면 그날은 4~5km 정도만 달리면서 조금 더 빠르게 뛰어보고, 거리 훈련을 하는 날에는 다시 원래의 편안한 페이스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늘리는 요소저는 앞으로 이렇게 할 겁니다
🏃 거리같은 거리를 4~5회 이상 편하게 소화한 뒤 조금씩 늘리기 (제 기준 1Km 수)
⚡ 페이스거리 적응이 끝난 뒤 일부 짧은 구간에서만 인터벌 형식으로 줄여보기
📅 빈도몸 상태를 보며 천천히 적응하기

자세보다 먼저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러닝 초보

러닝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접하는 정보가 미드풋, 포어풋, 케이던스 같은 자세 이야기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착지를 잘하면 부상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자세도 중요하긴 하지만, 저와 같은 초보 러너에게는 자세보다는 내 몸에 맞는 운동량을 가져가는가가 더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초보일수록 ‘회복 러닝’이 더 중요했습니다. 저는 달리는 날은 항상 열심히 뛰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숨이 차야 운동이 되는 것 같았고, 기록이 조금이라도 좋아져야 제대로 달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초보일수록 오히려 편하게 달리는 날이 훨씬 많아야 했습니다. 러닝 실력이 늘어날수록 매번 전력으로 뛰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편안한 강도로 달리면서 몸을 적응시키고, 일부 훈련에서만 속도를 올리는 이유를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회복 러닝(Easy Run)’의 비중을 높이는 이유였습니다.

마무리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다이어트가 목표였습니다. 그러다 기록에 욕심이 생겼고, 결국 발목과 무릎을 차례로 다쳤고, 지금 생각하면 두 번 모두 같은 이유였습니다. 몸보다 심폐 능력을 믿었고,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보다 제 욕심이 더 빨랐던 것입니다.

물론 이 글이 모든 초보 러너에게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체력도 다르고, 회복 속도도 다르고, 운동 경험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적어도 제 경우에는 기록을 조금 늦게 올렸더라면 부상도 훨씬 늦게 왔을 것이라는 생각은 분명히 듭니다. 예전에는 “오늘 얼마나 멀리 빨리 달렸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번 달 꾸준히 달렸나?”를 먼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러닝은 기록을 이기는 운동이 아니라, 욕심을 이기는 운동이었습니다. 조금 천천히 달리더라도 오래 달릴 수 있다면, 그게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어야겠습니다. 그럼 이 글을 봐주신 다른 러닝 초보분들께서도 다치지 말고 즐거운 러닝이 되시길 바랍니다.